사도 비극적인 이야기(The Throne,2014)

사도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

왕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아들, 즉 사도세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사도는 영조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풀어낸다. 1762년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살해된 것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사도세자의 시선으로 영화가 풀어지는 듯 하지만 영조의 아버지 시선도 포함되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해야했던 위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세자는 취미에 빠졌고 영조는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그리고 결국 세자는 죽게 되는데 여기엔 큰 이유가 있었다. 영조는 이미 후계자로 세손을 점찍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세자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세손에게 왕위를 물려줄 순 없었다. 세자를 죽이지 않고 세손에게 왕위를 물려줄 명분을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결론은 단 하나 세자를 죽이는 것뿐이었다. 그것도 세자의 상태에서 말이다. 영조는 왕으로서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그렇게 영조는 사도세자에게 자결할 것을 말한다. 하지만 세자는 그를 거부하고 신하들도 이는 너무 잔혹한 짓임을 말하지만 영조는 뒤주에 직접 가둔 후 못을 박는다. 이런 영조의 행동에는 뒷이야기가 존재한다.

 

영조의 이유

영조는 출신이 미천해 왕이 될 수 없었던 인물이었다. 아버지 숙종과 후궁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으로 인해 왕위를 계승받을 수 없었지만 운 좋게 왕위에 앉게 된다. 노론과 소론은 대립하느라 바빴고 형 경종은 소론의 지지를 받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경종이 죽게 되고 영조는 노론의 지지로 그 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영조는 본인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될 수 없었던 왕위를 차지하게 되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신하들의 눈치를 보며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어렵사리 얻은 왕권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평탄하게 왕위에 앉아있고 싶었다. 그래서 세자에게 많은 기대를 했으나 세자에게선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자신처럼 신하의 눈치를 보는 왕이 아닌 세자는 신하에게 복종을 받아낼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왕이 되었으면 싶었다. 상황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자 영조는 왕위를 지켜야 한단 의무감과 위기감으로 자식의 생명유지보다 왕가 존속을 원한다. 자신의 출신이 미천하기에 언제든 자리가 위협당할 수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세자는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조선왕조의 가장 큰 비극

영조와 사도세자에 대한 이야기는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로 불린다. 세자와 영조는 세자가 죽기 전 뒤주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 영조는 그를 향해 실망감이 사랑을 증오로 만들었다단 진심을 밝히고 세자는 자신이 영조에게 아버지로서 원했던 것을 말한다. 내가 원했던 것은 당신의 따뜻한 눈빛과 친절한 말뿐이었음을 말이다. 그렇게 비극의 순간을 마주한 부자는 늦게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된 것을 탄식했고 뒤이어 세자가 죽자 자식의 죽음을 눈앞에서 확인한 영조는 아들의 얼굴을 만지며 슬퍼한다. 

 

요구와 일탈

사도를 보며 부모와 자식 사이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한것같단 생각을 했다. 자수성가한 부모는 보통 자식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나도 했으니 너도 할 수 있단 식이다. 그런 부모님들이 하는 대사 중 자주 들리는 말들을 말해보자면, 제 자식들이 공부에 집중해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이 되거나 가업을 이어받아 나의 대를 이었으면 한다는 식이다. 영조가 한 행동과 별 다를 바 없다. 세자 또한 영조의 강압적인 요청에 일탈했고 결국 아버지의 자식 살해란 비극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욕망을 자녀에게 지나치게 투영하는 많은 부모들이 떠오른다. 이는 현대시대에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 아이가 삐뚤어졌단 말들과 가출청소년에 대한 뉴스가 종종 보인다. 만일 사도와 영조가 대화를 나눴다면 사도세자는 살았을까 싶었지만 그 시대를 생각하면 결국 영조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는 신하들도 지켜야 할 법도도 없다. 충분히 대화를 통해 엇나간 자식과 부모 사이를 돌이킬 수 있다. 역사를 담고 있는 영화지만 현 상황에 대입해 자녀와 그리고 부모와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를 던져주는 영화다.